제목: 21세기의 새로운 외교 전쟁 '공공 외교'
매체 : 조선일보
게시일자 : 2012.2.8
기사보기 : 기사원문
미국 정부가 공공 외교 특사로 임명한 스포츠 스타나 예술인들이 세계를 돌면서 미국 문화를 전파하고 우정을 나누고 있다. 이른바 '공공 외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중국도 최근 '중국 위협론'에 대응, 세계 각지에 '공자학원'을 세우는 등 공공 외교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공 외교'는 우리에게 생소한 개념이다.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65년, 미국의 굴리온 박사가 처음 제기한 공공 외교는 한 정부가 상대 나라의 국민과 직접 소통하면서 자국 문화를 소개하고, 호감과 친근감을 줌으로써 상대국과 관계를 우호적으로 이끌어가는 외교 활동을 의미한다.
냉전 종식으로 사라진 이 용어가 다시 등장한 배경에는 9·11 사태가 있다.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는 부족하고 타국 대중과 교류하면서 서로 문화를 이해하고 마음을 사야 함을 깨닫게 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냉전 후 사라졌던 미공보처(USIA)의 기능을 재인식하여 국무부 안에 '공공 외교 및 공보 담당' 차관직을 신설했다. 중국도 당 중앙 대외선전판공실과 국무원 신문판공실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공공 외교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2004년에 처음 설립된 공자학원은 현재 약 100개국에 340여개가 운영 중이다.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 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슬,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 일본의 저팬 파운데이션 등 다른 강대국들도 공공 외교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캐나다, 노르웨이 등 중견국도 자연보호, 세계 평화, 인권, 민주주의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공공 외교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공 외교에 한발 늦게 뛰어들었다. 최근에야 다양한 외교 목표에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는 복합 외교 개념을 도입했고, 그 방안의 하나로 공공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 말 공공 외교 대사를 최초로 임명했고, 외교부 내 조직 면에서도 새해 들어서야 '공공외교정책과'를 두게 되었다. 다행히 올해부터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약 160개 우리 공관을 통해 가시적인 공공 외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 사랑해요, 왜냐하면…' 동영상 콘테스트, 한국 알기 외국인 퀴즈대회, 외국인 홍보대사 임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타국 국민의 마음을 사는 것'이 공공 외교의 핵심이라면, 이를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국민·NGO·언론계·학계·기업이 함께 나서야 한다. 국민 모두의 참여를 기대하며, 아낌없는 제안을 환영한다.